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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져ts루이] Put on your shoes. 01.
2014/12/15
* 미공개분 추가
그 후로 벨져는 루이스의 병실에 찾아가지 않았다. 병실 앞 복도에서 마주친 이글에게 루이스를 괴롭히지 말라는 소리까지 듣고 나니 제가 얼마나 얼간이같은 행동을 했는지 뼈저리게 깨달은 후였다. 이글이 가끔 흘리듯 내놓는 소식에도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그녀의 말마따나 이미 그걸로 끝난 일이라면 더이상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분명 자신은 보상을 해주겠다고 했고, 거부한 것은 그 멍청한 여자다.
그걸 다 아는데도 신경이 쓰이는 건, 분명 답지않게 처연한 표정때문이었을 것이다. 모든 걸 포기해버린 그 공허한 눈이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벨져의 양심을 자꾸만 괴롭혔다. 아무리 잊으려 해도 그 날 그 병실, 희고 슬프게 빛나던 그녀가 지워지질 않았다. 처음으로 볼썽사납게 무릎을 꿇었을 때도 지금과 비슷하긴 했지만 분노와 굴욕에 잠 못이루던 그때에 비하면 지금이 훨씬 안 좋았다. 왜 제 오만의 대가를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짊어져야하는가. 왜 그 빚을 갚을 기회조차 주지 않는가.
결국 멤돌던 상념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땀에 흠뻑 젖은 벨져는 숨을 토해내며 주저앉았다. 아무리 검을 휘둘러도 루이스의 목소리가, 표정이, 그 날의 아프고도 아름다운 풍경이 떠올라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손등으로 이마를 훔친 벨져는 분에 못이겨 젖은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리곤 검을 검집에 넣었다. 셔츠를 벗어던지고 샤워실로 향한 벨져는 머리를 식히기 위해 다짜고짜 찬 물을 틀었다.
머릿속까지 스며드는 것같은 냉기에 벨져는 몸을 떨며 천천히 숨을 내뱉었다. 자기가 받지 않겠다고 해도 주면 그만이다. 그렇게라도 해야 제 속이 풀릴 것 같았다.
* * *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정중했다. 이런 식으로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얼마 없기에 루이스는 보던 신문을 내려놓고 등을 세워 고쳐앉았다. 병실에 하릴없이 가만 앉아있는 것도 고역인지라, 손님의 방문이 반가웠다.
“들어오세요.”
“실례하지. 잘 지냈나.”
“어제랑 똑같아요.”
은행 업무를 보다 퇴근한 듯한 다이무스는 검은 코트 차림이었다. 루이스는 자연스럽게 의자를 권했고, 다이무스 역시 사양않고 자리에 앉았다. 루이스가 깨어난 지도 벌써 이주. 그동안 다이무스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루이스를 찾아왔다. 처음엔 부담스러워 돌려보내기도 했지만 매일같이 찾아오는 사람을 매번 내치기도 미안하거니와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게 퍽 지루해 그의 방문을 허락한 게 열흘째였다.
“흠. 식사는 했나?”
“그 얘긴 어제도 들었던 것 같네요.”
“제대로 안 먹었단 소리로 들리는군.”
대체 어떻게 알았는지, 루이스는 저를 타박하듯 보는 다이무스의 눈빛에 대답 대신 슬쩍 웃어보였다. 어제도 했던 대화를 똑같이 되풀이하는 꼴이었지만 그래도 변명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병원밥은 정말 맛이 없으니까요.”
“그 얘긴 어제도 들었던 것 같군.”
제가 했던 소릴 그대로 돌려주는 무뚝뚝한 말투에 루이스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동생이 둘인 맏형답게 사람을 챙기는 데 세심했지만 또 그만큼 단호했다. 루이스는 그의 두 동생들만큼 그에게 익숙하지 못했고, 투정을 부릴 만큼 어리지도 않았다. 식욕도 없고, 환자식은 정말 맛이 없었지만 결국 루이스는 다이무스의 시선에 한숨을 내쉬고 항복 선언을 했다.
“저녁은 꼭 다 먹을게요.”
“나머지 식사도 거르지 말도록.”
루이스는 빙그레 웃으며 이글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작은 형때문에 빚을 졌다고 생각하는 거니까 해주는 대로 내버려둬. 안 그럼 더 귀찮아질걸? 혹시 몰라, 사과도 토끼 모양으로 깎아줄지. 그 말을 들을 때만 해도 속 편한 농담이라고 여겼는데 요 며칠 다이무스 홀든을 겪어본 바로는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다이무스 홀든이 제 명의로 메이드와 하인이 하나씩 딸린 집 한 채를 해주겠다며 서류를 들고 왔을 때도 그렇지만, 루이스는 그의 이런 행동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았다.
애초에 무슨 보상을 바라고 한 것도 아니고 어쩌다 보니 몸이 먼저 움직인 것 뿐이다.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어쨌거나 이미 일은 벌어진 후였고, 시간은 되돌릴 수 없었다. 루이스는 저를 찾아왔던 그를 떠올리곤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필요한 게 있으면 사양말고 말해라.”
“아뇨. 괜찮아요. 거기까지 신경쓰지 말아요.”
다이무스는 틈만 생기면 뭔가를 해주려했지만 루이스는 그 때마다 단호하게 거절했다. 제 능력과 맞바꿀만한 게 있을 리 없다. 더구나 루이스는 그에게 받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그가 주는 모든 것은 갚아야 할 빚이 된다. 안 그래도 안타리우스가 다시 일어나고, 회사와 연합 안에서도 분쟁이 생기는 마당에 괜한 의혹을 사서 좋을 게 하나 없었다. 그걸 모를 다이무스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다는 건 분명 그 역시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리라.
루이스는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다 물었다.
“그쪽은 좀 어떤가요.”
“...글쎄.”
두루뭉술한 질문과 답. 다이무스는 답하기를 회피했고, 루이스는 더 묻지 않았다. 답답하기는 서로 마찬가지였기에 두 사람 사이엔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큼. 그럼 이만 가보도록 하지. 쉬어라.”
“조심히 가세요.”
불편해진 자리를 먼저 피한 건 다이무스였다. 루이스는 움직일 수 없으니 그가 떠나는 게 당연했다. 온 지 채 십 분도 되지 않았지만 이 역시 며칠간 이어진 일상이었다. 루이스는 그를 붙잡지 않았고, 다이무스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연합의 검과 회사의 검. 그걸로 충분하다. 루이스는 거기에 괜한 채무관계가 더해지는 걸 원치 않았다.
열리던 것처럼 조용하고 묵직하게 문이 닫히고 혼자가 된 루이스는 크게 한숨을 내쉬며 풀썩 누워버렸다. 등의 상처는 아직 욱신거렸지만 가만히 천장을 보며 숨을 마시고 내쉬는 동안 차츰 가라앉았다. 손을 들어 얼음 결정을 만들려했지만 평생을 함께한 능력은 묵묵부답이었다. 루이스는 멀끔한 제 손을 슥 보고는 눈을 감아버렸다.
* * *
귓가에 메아리치는 목소리, 눈을 감아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얼굴. 루이스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왜 그랬냐며 따져묻는 그의 얼굴엔 특유의 시니컬함도 여유도 없었다. 속내를 감출 생각도 않고 또 다시 깨진 자존심에 분노하는 벨져 홀든. 이성을 잃은 채 던진, 순수해서 더 알 수 없는 의문에 루이스는 답을 할 수 없었다.
그에게 빚을 졌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아이거 산에서 길길이 날뛰던 때도, 영웅이라 불리는 동안에도 그 승리를 얻은 건 전부 자신과 엔지의 조언 덕이라고 생각했지 그에겐 별 감정이 없었다. 자신과 동료를 죽이려던 이에게 정당방위로, 어렵사리 살아나갈 길을 만든 것 뿐.
그런데 왜, 토마스가 아닌 벨져를 감쌌을까. 병실에 누워있는 내내 그 생각을 했지만 끝은 언제나 한숨을 내쉬는 걸로 끝났다. 그저 평소처럼 상황을 살피고, 판단하고, 행동했을 뿐이다. 그러니 루이스는 다른 대답을 돌려줄 수 없었다. 그 순간의 판단때문에 너무 큰 것을 잃고 말았지만.
루이스는 처음 깨어나던 순간을 기억했다. 눈을 떴을 땐 온몸이 아팠고, 그 통증에 제 가슴을 관통하던 날카로운 칼날과 자욱하게 깔리던 연기가 떠올랐다. 그 다음은 다시 칠흙같은 암전. 진통제와 수면제에 의존해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깨어나고 잠들길 반복하다 겨우 정신을 차리니 청천벽력같은 소리가 루이스를 반겼다. 붉어진 눈시울의 앤지가 내뱉던 떨리는 목소리. 몰라볼 정도로 강해진 그녀가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터트리고, 휴톤이 참담한 표정으로 낮게 띄엄띄엄 말을 이었다.
그리고 당사자인 루이스는 그 사망선고를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 수 없었다.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터트리고, 시트를 그러쥐며 결정을 맺으려 했다. 얼어붙어야할 시트는 루이스의 손 안에서 구겨질 뿐, 손에선 한기조차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제서야 루이스는 병실 안에 걸린 온도계를 발견하고 다시 웃었다. 급격히 밀려드는 오한에 양팔을 교차해 제 몸을 끌어안고 숨을 삼켰다.
이제와서. 왜 지금에서야. 순간적으로 주마등처럼 기억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뒤이어 떠오르는 동료들의 얼굴, 죽어가는 이들의 손을 잡고 했던 맹세. 루이스는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충격이 너무 크면 눈물도 나지 않는다더니 정말 아무생각이 나질 않았다. 제게 향하던 기대와 시선에 뭐라 대답해야 할까. 능력을 잃는다는 것은 곧 능력자로서의 삶이, 영웅이라는 이름이 끝난다는 것을 의미했다. 분명 영웅이라는 이름에 따르는 책임과 기대에 짓눌려 괴로웠고, 그들을 저버릴 수 없어 힘들어하며 짐이 줄기를 바랐지만 이런 식의 끝은 아니었다. 제가 거리의 고아로 자라 ~한 것은 이유가 있을 거라고, 나름의 사명감과 벅찬 뿌듯함을 가졌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은 돌이킬 수 없었고, 루이스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던 능력을 잃었다. 그 상실감은 다른 어떤 걸로도 채워질 수 없었지만 루이스는 태연함을 가장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다고 쓰게 웃으며 세상을 잃은 것 같은 표정으로 병실을 찾아오는 이들을 맞았다. 한창 행동을 조심해야할 앤지는 세 번이나 직접 찾아왔고, 보통 사람처럼 온기를 머금은 손을 꼭 잡으며 연합엔 언제나 네 자리가 있으니 걱정말라며 비서직을 제안했다.
자기 일처럼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사람들 앞에서 루이스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말하는 것 밖에 없었다. 잔뜩 붉어진 눈과 코를 하고 들어온 토마스는 애써 눈물을 참다가, 결국 채 한 마디도 제대로 못하고 전부 자기 때문이라며 울음을 터트리는 바람에 같이 온 잉게를 곤란하게 만들었고, 레베카는 루이스를 복돋아주려고 더 밝은 척을 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저녁 때가 다 되어 찾아온 트리비아와 이글은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계속되는 침묵에 지친 트리비아가 한숨을 내뱉으며 잘 얘기하라고 휙 나가버리고, 답지않게 쭈뼛거리던 이글은 머리를 잔뜩 헝클어트리고는 루이스의 침대 가에 앉았다.
“좀 어때.”
“별로.”
“그..., 작은형은 왔다 갔어?”
장난기가 섞이지 않은 이글의 진지한 목소리가 낯설었다.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지 뒤통수를 벅벅 긁적이던 이글은 온몸으로 자신이 덩달아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였다. 루이스는 울컥 치미는 감정을 꾹꾹 눌러삼키고 고개를 가로저은 뒤 말했다.
“별로 탓한다거나 원망하지 않아. 따지자면 내 잘못이지.”
“아이씨, 지금 누가 잘잘못 따지재?!”
“그럼 뭘 해야 하는데?”
루이스의 날카로운 말에 꿀먹은 벙어리가 된 이글은 눈을 크게 뜨고는 혀를 차며 시선을 피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루이스가 아니었으면 벨져 홀든은 목숨을 잃거나,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 할 지라도 능력을 잃었을 것이다. 벨져를 대신한 시점에서 홀든은 루이스에게 빚은 진 셈이었다. 이글은 한숨을 내쉬며 입가를 매만졌다. 적잖이 불편해하는 모습이 루이스에게도 불편했다.
“내가 뭘 바라고 한 게 아니라는 거 알잖아.”
“...알지. 연합의 영웅님은 이치를 따지는 덴 젬병이니까.”
이글이 연합에 투신한 이후로 죽 서로를 봐 온 두 사람이었다. 이글은 루이스가 꺾일지언정 부러지지 않는다는 걸 알고있었고, 루이스는 이글의 한량같은 모습 뒤에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 알았다. 처음엔 호기심, 그 다음은 호의. 그리고 거기서 이어진 동료의 유대. 이글은 함께 지내온 세월을 떠올리곤 쓰게 웃었다. 루이스를 잃는다는 것은 곧 등 뒤를 지켜줄 믿음직한 동료를 잃는다는 말이었다.
이글은 루이스를 꽤 마음에 들어했고, 언제나 미련하다고 말하면서도 그녀의 소망이 이뤄지길 바랐다. 언젠가 바스라지고 꺾여버릴 지라도 그 등을, 영웅의 상징과도 같아져버린 후드를 보고 있으면 마음 속에 도사리는 불안과 초조한 긴장은 눈 녹듯 사라지곤 했다. 그 순간의 뿌듯하게 차오르는 감정을 뭐라 불러야 할 지 몰라도 그녀와 함께하는 것이란 그런 것이었다.
그래서 더 안타까웠다. 이글은 자신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이 루이스에게 무언가를 해주지 않고는 못 배기리라 생각했다. 그 중에 으뜸이어야 하는 사람은 물론, 이 자리에 없는 제 작은 형이었다.
“소식은 전해줄게. 안 그런 척 엄청 불안해하고 있거든.”
이글은 슬쩍 미소를 머금곤 주먹을 내밀었다. 공성을 만족스럽게 치르고 나면 으레 그러하듯이. 루이스는 피식 웃으며 링거 바늘이 꽂힌 손을 쥐어 이글의 주먹에 맞부딪쳤다. 가볍게 닿았다 떨어지는 걸로 인사를 대신한 이글은 그렇게 훌쩍 떠나버리고, 그가 찾아왔다.
“하아....”
루이스는 그의 얼굴을 떠올리곤 한숨을 내쉬었다. 나쁜 짓이라도 한 것 처럼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나쁜 짓이라기보단 애를 울린 쪽에 더 가까웠지만 어쨌거나 신경이 쓰였다. 차마 동료들 앞에서 내보일 수 없던 억울함과 불안, 갈 곳을 잃은 분노와 절망을 그에게 쏟아부은 것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한 마디 한 마디를 내뱉을 때마다 상처입는 게 빤히 보이는 벨져 홀든이라니, 전 같았으면 쓸 데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을 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잊으려 해도 등을 돌려 문을 나가기 전, 벨져의 얼굴이 잊혀지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도 이해하지 못할 게 뻔해 말 하지 않았지만, 그 때 그는 자기가 더 억울하고 아프다는 듯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아보였다. 꾹꾹 울음을 집어삼키는 얼굴이 떠오르면 다시 한 번 그를 만나고 싶어졌다. 만나서 대체 뭘 하려는 건지 그녀 자신 조차 의뭉스럽지만, 그래도 만나야 제 안에 또아리 튼 응어리가 풀릴 것 같았다.
이제 곧 퇴원이니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지도 신중히 생각해야 했다. 다이무스는 경제적 원조가 필요하면 언제든 말하라고 했지만 그건 받을 수 없었고, 공성은 못하더라도 연합의 일을 하거나, 서점 일을 계속할 수 있으면 그걸로 족했다. 이글은 연합의 마스코트는 그만두라고 했지만 그건 이미 예전부터 하고 있는 일에 불과했다. 이런 시기엔 일자리를 구할 수만 있어도 행운이었다.
루이스는 병원 신세를 지는 동안 밀린 집세와 새로 들어왔을 책을 떠올리곤 한숨을 쉬었다. 서류는 잉게나 다른 사람들이 대신 해주었겠지만 이런 사적인 부분까지 그들에게 부탁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울적해진 루이스는 천천히 일어나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열었다. 스며드는 익숙한 한기에 루이스는 차가운 공기를 천천히 들이마셨다. 찬 바람이 루이스의 뺨을 어루만지고, 머리카락을 흔들었지만 아무리 손을 뻗어도 얼음 결정은 맺히지 않았다. 눈을 감으며 제 속에 가둔 공기를 내보낸 루이스는 그대로 주저앉아 무릎을 모아 끌어안았다. 한 번 잃은 것을 되찾는 건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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